기다려, 시간과 거리를 따로 늘려야 오래 갑니다

밝은 거실 원목 바닥 위에 갈색 강아지가 얌전히 앉아 위를 올려다보고, 화면 가장자리에 보호자의 무릎과 손만 살짝 보이는 장면. 오후 햇살이 창으로 부드럽게 들어오는 따뜻한 분위기

산책을 가려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우리 아이가 먼저 튀어 나간 적 있으신가요? 간식 앞에서는 곧잘 참던 아이가 문 앞에서나 보호자님이 한 걸음만 멀어져도 금세 따라 일어나곤 해요.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라기보다 아직 한 가지 상황에서만 참는 법을 익혔기 때문일 때가 많습니다. 오늘은 '기다려'를 세 갈래로 나누어 차근차근 늘려 가는 방법을 정리해 볼게요.

기다려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어요

기다려는 시간, 거리, 강도라는 세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간식을 눈앞에 두고 참는 연습은 그중 강도 하나만 다루는 셈이에요. 훈련사들은 오히려 시간과 거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세 요소는 한 번에 하나씩만 올립니다. 시간을 늘리는 날에는 거리를 가깝게 두고, 거리를 늘리는 날에는 시간을 짧게 잡아 주세요. 둘을 함께 올리면 아이에게는 갑자기 너무 어려운 과제가 됩니다.

우리 아이에게 기다려의 목표는 풀어 주는 신호를 듣기 전까지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에요. 보상을 언제 줄지는 아이가 아니라 보호자님이 정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일어난 뒤에 보상하면 눈치만 늘 수 있어요.


첫 단계는 2초 기다리기부터 시작해요

준비물은 작은 간식이면 충분합니다. 아이를 앉힌 뒤 '기다려'라고 딱 한 번만 또렷하게 말해 주세요. 같은 말을 여러 번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이에요.

그다음 2초 동안 가만히 바라봐 주세요. 2초를 앉은 채로 버텼다면 칭찬과 함께 작은 간식이나 사료 한두 알을 건넵니다. 이때는 거리를 가까이 둔 채 뒷걸음치지 않고 시간만 봅니다.

보상할 때는 순서가 있어요. '옳지'라고 먼저 말하고 한 박자 쉰 뒤에 손을 움직여 간식을 주세요. '옳지'와 손이 함께 나가지 않게 조심합니다.

옳지라고 말한 뒤 한 박자 쉬고 간식을 건넵니다

2초가 편안해지면 5초로 늘려 봅니다. 5초가 버거워 보이면 2초와 5초 사이 어딘가에서 한 번 더 쉬어 가도 괜찮아요.

시간이 익숙해지면 거리를 늘려요

처음부터 한 걸음을 다 물러나지 않아도 됩니다. 가는 척만 하고 곧바로 돌아서서 '옳지'라고 말한 뒤 보상해 주세요. 이 동작을 다섯 번에서 열 번쯤 되풀이합니다.

보상하러 다가갈 때는 허리를 굽히기보다 무릎을 굽혀 몸을 낮춰 주세요. 그래야 아이가 반가운 마음에 뛰어오르는 일을 줄일 수 있어요.

현관 가까운 복도에 중간 크기의 강아지가 앉아 있고,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사람의 다리와 운동화만 보이는 장면. 강아지는 그 발을 바라보며 자리를 지키고, 저녁 무렵의 은

가는 척이 익숙해지면 실제로 한 걸음 물러났다가 다시 다가가 칭찬하고 보상합니다. 한 걸음이 되면 두세 걸음까지 늘려 보세요. 이때도 시간은 짧게 두고 거리 하나만 올리는 것이 요령입니다.

해제어로 기다림의 끝을 알려 주세요

시간과 거리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쉬어'처럼 풀어 주는 말을 하나 정해 둡니다. 이 말을 들으면 더는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예요. 기다려가 너무 잘되어 아이가 계속 굳어 있는 일도 있어서, 끝을 알려 주는 말이 꼭 필요합니다.

연습은 하루 두 번 정도, 한 번에 5분을 넘기지 않게 해 주세요. 길어지더라도 10분은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집중이 흐트러지면 연습한 만큼 남지 않기 때문이에요.

거실 러그 위에서 편안하게 엎드려 쉬는 강아지와 그 옆에 놓인 작은 간식 그릇. 창밖에서 들어오는 늦은 오후 햇살이 러그를 따뜻하게 비추는 조용한 분위기

현관문 앞에서도 한 번 끊어 주세요

집 안에서 기다려가 자리를 잡으면 산책 나가는 문 앞에서 써 볼 차례입니다. 목줄을 채운 뒤 문을 열고 '기다려'를 한 다음, '나와'라고 말해 문턱을 넘어오게 해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문을 나오자마자 한 번 더 '기다려'를 해 주세요. 집 안과 바깥은 흥분의 크기가 달라서, 밖에서도 한 번 차분해진 뒤 '가자'로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 안에서만 기다리는 건 절반짜리 연습이에요.

열린 현관문 문턱 바로 바깥에 목줄을 한 강아지가 얌전히 앉아 있고, 리드줄을 잡은 손만 화면에 보이는 장면. 아침 햇살이 바깥에서 비쳐 드는 맑은 분위기


잘 안 될 때는 속도를 조금 늦춰요

2초를 못 버티고 일어난다면 아이를 다시 앉히고 1초처럼 더 짧게 시작해 보세요. 성공하게 만든 뒤 보상하면 됩니다. 아이가 움직였다는 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난이도가 조금 높았다는 신호예요.

가끔 어긋나는 것도 괜찮습니다. 몇 번 실패해 봐야 아이가 언제 칭찬을 받는지 스스로 알아차리게 돼요. 다만 아이가 연습 자체를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면 그날은 거기서 마무리하고, 억지로 이어 가지 않습니다.

참는 동안 숨이 조금 가빠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데, 연습 중에 흔히 보이는 반응이에요. 다만 평소와 달리 호흡이 걱정될 만큼 거칠다면 연습을 멈추고 수의사와 상담해 보세요.

밥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그릇을 든 채 '기다려'를 하고 내려놓기 시작했을 때 아이가 먼저 움직이면, 그릇을 다시 들어 올리고 처음부터 해 봅니다. 끝까지 기다리면 '옳지, 먹어'와 함께 내려놓아 주세요.

주방 바닥 쪽으로 사료가 담긴 그릇을 든 손이 천천히 내려오고, 그 앞에 앉은 강아지가 그릇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장면. 따뜻한 주방 조명 아래 차분한 분위기

오늘 저녁엔 2초 하나만 해 봐요

오늘 저녁에는 거리도 문 앞도 잠시 미뤄 두고, '기다려' 한 번에 2초 가만히 있기만 연습해 보세요. 그 짧은 2초가 시간과 거리를 늘려 가는 출발점이 됩니다.

아이마다 익히는 속도는 다릅니다. 금방 되는 날도, 앞 단계로 돌아가는 날도 있을 거예요. 우리 아이 속도에 맞춰 천천히 이어 가 보세요. 궁금한 점이 생기면 멍코치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참고한 자료

  • 3개월 명령어 붙이기 + 기다려
  • 기다려 — 시간·거리 점증
  • 문 나갈 때 기다려 — 안과 밖
  • OB-01-02. '기다려' 2초부터 해제어까지 (6장)
  • 2-2. 기다려 시키고 밥 주기
  • 2-2. 기다려 시키고 밥 주기
  • OB-01-01. 앉은 채 잠깐 참기 (6장)
  • OB-03-01. 시간 늘리기 (6장)
  • OB-04-02. 나가서도 다시 기다리기 (4장)

다른 글 보기